[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전역이 근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으면서 전 세계가 치솟는 곡물 가격으로 새로운 식량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간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와 대두 등 주요 곡물가격은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2008년 전 세계 30여 개국의 식량 폭동을 불러 일으켰던 당시 곡물가격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관측이다.
비록 소맥 가격은 아직 사상 최고치 수준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지난 5주 간 50% 이상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전 세계 대두와 옥수수, 소맥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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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먼드, 오클라호마=AP/뉴시스] 미국 오클라호마주가 또다시 뜨겁고 건조한 여름 가뭄을 맞은 가운데, 말라죽은 옥수수 입사귀 위에 메뚜기가 황망한 듯 앉아 있다. | 라보 뱅크의 데이비드 넬슨 전략가는 "현재 미국의 작물 상황은 재앙 수준이며 이와 비교해보면 지난 2008년 곡물가격 폭등은 다소 투기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호세 그라지아노 다 실바 담당관은 "현재 곡물 가격의 오름세는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며 "특히 전 세계 식량 수입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빈곤국가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2008년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방글라데시와 아이티 등지에서 식량 폭동이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최근 주요 빈곤국가에서 주식으로 활용되는 쌀의 공급이 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곡물의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농무부의 요셉 글라우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이 2008년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지난 2007년 당시와 같이 소맥이 극도로 부족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주요 곡물 가격의 오름세가 빈민들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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